본문 바로가기
독서와 서평

[서평] 클루지/개리 마커스(1)

by 은been 2023. 3. 4.
반응형
나쁜 감정을 삶의 무기로 바꾸는 기술

목차

프롤로그. 클루지란?

클루지 1. 맥락과 기억

클루지 2. 오염된 신념

클루지 3. 선택과 결정

클루지 4. 언어의 비밀

클루지 5. 위험한 행복

클루지 6. 심리적 붕괴

에필로그

 

'프롤로그~클루지 3'과 '클루지 4~6'으로 나누어서 작성해 보려고 한다.
이번 글에서는 프롤로그~클루지3 먼저 다룬다. 책이 길고 다룰 내용은 많기에...

 

프롤로그

클루지란, 어떤 문제에 대한 서툴거나 세련되지 않은 (그러나 놀라울 만큼 효과적인) 해결책을 의미한다.

 

대부분의 경우에 우리는 우리의 결함들을 그냥 받아들인다.

감정의 폭발, 그저 그런 기억력, 편견에 사로잡히는 경향 등을 우리는 우리 마음의 표준적인 능력으로 받아들인다.

최선의 과학은 종종 사물이 어떻게 존재하는가를 이해하는 것보다 사물이 어떻게 달리 존재할 수도 있었을까를 이해하는 데서 출발한다.

 

자연은 쉽게 클루지를 만들곤 한다.

자연은 그것의 산물이 완벽한지 또는 세련됐는지 신경 쓰지 않기 때문이다.

작동하는 것은 확산되고 작동하지 않는 것은 소멸할 뿐이다.

우리의 신체에 결함이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과 우리 마음도 그렇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인간은 오랫동안 합리적인 동물로 간주되어왔다.

경제학에서는 늘 인간은 자신의 효용을 최대화하는 방향으로 결정을 내린다고 가정했다.

 

그러나 진화는 궁극적으로 완벽의 문제가 아니라, 적당히 좋은 결과를 얻는 일의 문제다.

어떤 시점에서의 진화는 이전의 진화 산물로부터 제약을 받는다.

저자는 이를 '진화의 관성'이라고 부른다.

진화는 맨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기보다는 이미 있는 것에 수정을 가하면서 작업하는 경향이 있다.

이렇게 처음부터 새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옛 체계 위에 새 체계가 얹히는 과정에서 클루지가 발생한다.

 

핵산의 기본 단위인 뉴클레오타이드로 따져 볼 때, 인간과 침팬지의 유전체는 98.5퍼센트가 동일하다.

이는 인간의 유전물질이 언어도, 문화도, 사려 깊은 생각도 하지 못했던 생물의 단계에서 진화했음을 시사한다.

이는 우리가 가장 소중하게 여겨왔던 특성들, 

즉 우리를 인간으로서 정의해 주는 특성들이 원래 매우 다른 목적에 적합한 유전적 토대 위에 세워졌음을 뜻한다.

 

1. 맥락과 기억

1) 기억의 특성

- 우리는 일종의 맥락 기억(context memory)을 지니고 있다.

어떤 것을 기억 속에서 찾기 위해 맥락이나 단서를 사용한다.

맥락 기억은 우리에게 가장 유용할 가능성이 큰 정보를 불러내지만, 신뢰성이 결여되어 있다는 단점이 있다.

 

- 인간은 이러한 맥락 의존적인 특성 때문에 '예비효과'를 보인다.

가령 우울한 기분에 빠져들면 부정적인 생각들이 떠오를 것이고 이것이 다시 우울을 강화한다.

 

- 인간의 기억은 매번 뒤섞이기도 한다.

질문이 증인을 유도할 수도 있듯, 방해와 간섭은 잘못된 기억이라는 심각한 문제를 낳을 수 있다.

 

- 사건과 시간이 불일치한다.

 

2) 불완전함을 극복하기 위한 전략

- 기억 재구성 전략, 출처 기억 전략, 장소법 전략, 운율과 박자를 이용한 전략, 반복 기억 전략 

 

3) 기억이 허술한 이유

- 우리의 기억은 정확성보다 속도를 중시한다.

우리는 행동하는 유기체이며, 세계를 지각하고 그것에 반응해 행동하는 존재다.

 

- 우리의 기억은 맥락, 빈도와 최근도의 함수다.

기억의 한계가 미덕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놓치고 있는 요점은,

우리가 기억하지 못해서 곤란한 일들은 우리가 잊고 싶어 하는 일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우리가 무엇을 기억하는지/잊는지는 맥락, 빈도, 최근도의 함수이지 내면의 평화를 위한 수단이 아니다.

 

- 기억의 결함과 관련된 보상효과

평균 이상의 기억력과 일반 지능 사이에는 상당한 관계가 존재하지만, 

기억의 결함에 대한 보상효과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가령 프로이트의 자유연상은 많은 즐거움을 선사하기도 한다.

그러나 맥락기억을 토대로 추론 능력이 발달했다는 사실은 이상적인 타협의 산물이 아닌, 팩트일 뿐이다.

그냥 그렇게 진화한 것일 뿐이다.

 

2. 오염된 신념

1) 신념: 진화의 최근 산물

- 신념과 관련된 우리의 능력을 떠받치는 체계는 한편으로는 강력하나,

다른 한편으로는 미신, 조작, 오류에 취약하다.

신념, 그리고 그에 사용되는 불완전한 신경 도구 때문에 가정불화, 분쟁, 전쟁까지도 일어난다.

 

2) 정신적 오염

- 우리는 신념들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스스로도 알지 못하며,

부적절한 정보의 영향을 얼마나 크게 받는지 전혀 눈치채지 못한다.

 

- 후광효과

어떤 한 사람에 대해 긍정적인 느낌을 받으면 그것을 자동적으로 일반화해서 

그 사람의 다른 속성들까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 초점 맞추기 착각

인간은 자기 자신에 대한 내면적인 느낌조차 초점이 마침 그때 어디에 맞춰져 있는가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신념이 변덕스러운 기억에 얼마나 많이 오염될 수 있는지를 제대로 깨닫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우리가 객관적으로 사고하려고 아무리 애를 써도 인간의 신념은 기억에 의해 매개된다.

우리의 기억은 일차적으로 자신의 경험에 초점이 맞춰진다.

그러나 이런 불균형을 상쇄하기 위한 조치는 거의 취해지지 않고, 

결과적으로 우리 자신이 전반적으로 더 많은 일을 했다고 믿게 되고 독선적인 확신 속에 화를 내기도 한다.

우리의 기억이 제한되었다는 점을 깨닫는다면 우리는 훨씬 더 관대해질 것이다.

 

- 닻 내림과 조정

사소한 차이로 기억과 신념, 선택이 달라진다.

우리는 임의로 선택된 출발점에 준거한다.

 

- 친숙효과

인간은 자신에게 친숙한 것들을 더 낫다고 여기는 단순한 판단술을 적용한다.

친숙한 것이 안전할 확률이 높다는 진화론적 편향이다.

따라서 친숙 효과는 우리가 처한 상황이 위협적일수록 더욱 강해진다.

그러나 친숙한 것에 집착하는 건 문제가 될 수 있다.

가령 기존 정책이 잘 작동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증거가 없음에도 친숙하다는 이유로 선호한다. 

봉건제, 노예제도 등 비합리적인 제도도 친숙하다는 이유로 오래간 인류와 함께 해왔다.

 

3) 반사체계와 숙고체계

- 반사체계

경험을 바탕으로 빠르고 자동적으로 전개되는 체계로, 감정과는 다르다.

소뇌, 기저핵, 편도체와 같은 오래된 뇌 체계에 의존하고 있다.

 

- 숙고체계

신중하고 판별력 있게 천천히 진행되는 체계

전뇌, 전전두피질에 근거한다.

 

- 반사체계와 숙고체계에 대한 이해

숙고한다고 해서 합리적인 것은 아니며,

반대로 반사체계라고 비합리적인 것도 아니다.

 

숙고체계는 우리가 피곤하거나, 심란한 경우 작동을 멈추는 경향이 있다.

이때 반사체계의 신세를 지게 된다.

 

의식적으로 상황을 통제하려고 할수록 반사체계가 강화되기도 한다.

가령, 반사체계의 대표적 예시인 성차별적을 생각을 억압하라는 말을 들은 사람은

오히려 더 자주 성차별적인 생각을 하게 된다.

우리는 우리의 신념이 냉정하고 객관적인 근거에 기반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반사체계는 이렇게 미묘한 방식으로 우리의 신념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4) 확증편향과 동기에 의한 추론

- 확증편향

우리는 우리의 신념에 부합하는 것에 더 주의를 기울이는데, 이를 확증편향이라고 한다.

자신의 이론을 확증하는 사례를 찾기에 바빠,

다른 원리에 대해서 고민하지 않는다.

 

- 동기에 의한 추론

우리가 믿고 싶은 것을 그렇지 않은 것보다 훨씬 더 관대하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는데,

이를 '동기에 의한 추론'이라고 한다.

 

- 확증편향과 동기에 의한 추론에 대한 이해

확증편향은 우리의 신념과 일치하는 자료에 주의가 쏠리는 반면,

동기에 의한 추론은 신념에 위배되는 것에 까다롭게 구는 성향을 의미한다.

확실한 증거가 나왔는데도 문제를 회피하거나 어떻게든 흠을 잡으려고 한다.

이는 대게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발생한다.

 

종교는 이에 대한 대표적인 예시다.

인간은 스스로 믿고 싶어 하는 것을 믿도록 자신을 속일 수 있다.

잘못된 신념 또는 망상을 고수하는 셈이다.

 

이를 막기 위한 내적 장치가 존재하지 않기에,

신중한 추론 기제를 얼마나 사용할지는 개별적인 자아의 몫이다.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만큼 편향될 수밖에 없다.

 

- 다양한 의견을 접하고 받아들여봐야 하는 이유

인간은 본인의 신념만 고집하도록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5) 삼단논법의 함정

- 아래는 이 책에서 삼단논법의 오류를 보여주는 예시다.

  • 모든 생물은 물을 필요로 한다
  • 장미는 물을 필요로 한다
  • 따라서 장미는 생물이다 

두 전제의 결론이 같기 때문에 틀린 추론이다.

 

하지만 이를 잘못된 추론이라고 바로 알기는 쉽지 않다.

이쯤에서 고등수학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낀다.

인간은 어떤 주장이 논리적인지 주의 깊게 따지는 일을 게을리한다.

 

논리적 법칙은 호모사피엔스가 등장한 뒤 언젠가 진화했을 것이다.

그때에는 이미 신념과 추론이 너무 많이 얽혀있어, 일상에서 이 두 가지를 완전히 분리하기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결국 우린 클루지를 갖게 됐다.

 

- 우리는 일단 어떤 것이 참이라고 결정하면 그것을 믿기 위해 새로운 이유를 만들어낸다.

진화의 산물이자 클루지인 인간은 종종 결론에서 출발해 그것을 믿기 위한 이유를 찾는 식으로 거꾸로 나아가는 비합리적인 존재다.

 

6) 오감에 의해 영향을 받는 신념

- 지각과 신념은 별개로 보이지만, 사실 신념은 지각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 스피노자의 가설: "모든 정보를 이해와 동시에 받아들이고 틀린 정보는 나중에 물리친다"

사람들은 어수선한 조건이나 시간 압박을 받을 때 거짓된 것을 더 자주 받아들인다.

헛소문도 많이 들으면 진실이 되는 것처럼 우리는 우리가 접하는 생각을 자동적으로 믿는다.

 

- 지각과 신념이 연관되어 있는 이유

지각을 위해 사용되던 기제로부터 신념이 진화했기 때문이다.

블로그, 초점 집단, 언론 전문가 등이 판치는 이 시대에 언어가 언제나 진리의 확실한 원천은 아니다.

 

3. 선택과 결정

1) 호모이코노미쿠스

- 행동경제학은 고전 경제학의 인간은 합리적인 존재라는 전제를 부정하며 출범했다.

우리의 뇌는 예상 효용에 둔감하며 돈을 상대적으로 계산하고 감정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 베버의 법칙

인간은 수에 대해 생각하도록 진화하지 않았다.

모든 척추동물은 수의 근사체계라고 부르는 것을 지니고 있지만, 이 체계는 비선형적이다.

가령 1과 2의 차이가 101과 102의 차이보다 주관적으로 크게 느껴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를 베버의 법칙이라고 부른다.

우리의 뇌는 돈 문제가 아니라 굶어 죽느냐 그렇지 않느냐의 문제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기에 수를 객관적으로 바라보지 못한다.

 

- 매몰비용

인간은 이미 지불한 비용에 집착한다. 

더 큰 효용을 줄 수 있는 옵션보다 이미 지불한 비용을 낭비할까 봐 걱정하며 효용을 감소시킨다.

 

2) 가격과 가치에 대한 혼동

- 인간은 무엇이 정말로 가치 있는 것인지에 대해 막연하게만 생각한다.

진정한 척도는 "그 가격이 다른 곳에 비해 적당한가?"가 아니라 "그 물건이 내게 얼마나 큰 만족을 가져다줄 것인가?"여야 한다.

소비의 경험은 동일하다.

 

- 프레이밍(framing)

우리의 뇌는 프레이밍에 취약하다.

따라서 정치인들과 광고주들은 워딩을 중요하게 선택한다.

어떤 상품이 사람들의 머릿속에 유쾌한 연상을 불러일으킨다면 그것이 적절하든 그렇지 않든 그 상품은 더 잘 팔릴 것이다.

 

3) 근시안적 선택과 할인 쌍곡선

- 근시안적 선택

우리는 그때그때 내부 상태에 따라 떠오르는 기억에 영향을 받기도 한다.

기억의 신속함과 맥락 민감성은 위협적인 환경에서 급히 결정을 내려야 했던 선조들에게는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과거의 자산은 현대에서 부채가 되었다.

맥락과 합리성의 싸움에서 언제나 패자는 합리성이다.

 

- 할인 쌍곡선

모든 종의 동물은 할인 쌍곡선을 따른다. 유혹이 가까이 있을수록 그것을 물리치기란 어렵다.

단기적인 것과 장기적인 것 사이의 긴장이 현대인의 삶의 많은 부분을 규정하고 있다.

 

4) 정서와 기억과 선택의 도미노 현상

- 내가 멍청한 짓을 하며 동시에 그것이 멍청한 짓이라는 것을 안다는 사실은 

나의 뇌가 갈등 관계 속에서 작동하는 여러 체계들을 끌어모은 것임을 시사한다.

진화는 조상 전래의 반사체계를 먼저 만들었고, 그다음 숙고체계를 발전시켰다.

 

- 이성보다 감정에 의존하는 선택

배고픔, 성욕, 행복, 슬픔 등은 흔히 사람들이 합리적인 사고에 개입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말하는 요소들이다.

그러나 기술의 누진적인 중첩을 통한 진화는 이런 요인들이 위세를 떨치도록 만들었다.

 

5) 합리적 선택을 위한 전제

위에서 언급했듯 숙고체계, 반사체계 둘 중 하나가 언제나 정답인 것은 아니다.

숙고체계와 반사체계의 장단점을 인식하고 조화를 꾀할 때,

결정이 편향되기 쉬운 상황들을 밝혀내고 이를 극복할 전략을 마련하게 될 수 있을 것이다.

 

 

https://link.coupang.com/a/QYBmO

 

클루지:생각의 역사를 뒤집는 기막힌 발견

COUPANG

www.coupang.com

위 링크에서 구매 가능합니다!

 

 

이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

반응형

댓글